0623

음~ 오타쿠 열심히 하고 즐거웠고 행복했고 차였다~
차였다라는 말에는 어폐가 있기는 한데, 8년동안 서로 바쁘고 엇갈리고 하다가 서로한테 마음이 있는 건 알고는 있고. 그냥 서로 좋아한다는 걸 아는 사이에서 관계를 발전시키지는 않는 것에서 만족하고 잘 지내고 있었는데, 8년이 지나고 그러니까 이건 아닌 것 같아서~
여기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관계를 언급한 적이 별로 없었던지라 걔도 놀라고 말한 나도 놀라고
근데 결국엔 서로 얘기하다가 나도 걔도 뭐 하나 제대로 마무리된 게 없고 둘 다 관계를 바꾸는 건 어색해서...
8년간 이렇게까지 하는 건 정말 좋아하는 것도 맞는데 정말 확신이 없는 것도 맞는 것 같고 그런 관계는 발전은 못 하면서 질질 끌기만 하는 것 같다 이야기하고 서로 마음 정리하기로? 사귄 것도 아닌데 정리한다는 말이 좀 웃기기는 하다
아무래도 중2부터 점심시간이면 둘만 남아서 불 꺼진 교실에서 손 잡고 낮잠자고 이동수업 때면 옆자리에 앉아서 손 만지작거리고 체육대회 때엔 방송부인 걔네 부실 놀러가서 둘이 에어컨 바람 맞으면서 땡땡이치고 당연하게 손잡고 끌어안고 내가 널 이렇게 좋아하고 네가 날 이렇게 좋아하는데~ 라면서 말하고 그걸 8년동안 했으니까 좀 ~ 그렇지 ~
그래도 내가 해왔던 고민이니까 차라리 난 속 시원한데 얜 모르겠다 어쩌겠어 견뎌라 굳세어라 지우~ 8월에 갈 전시약속 도망가지마라 지우~